본문 바로가기
도시 전설과 괴담

귀신을 본 사람들의 공통점, 심리학적으로 분석하기

by info-fi11 2025. 2. 15.

● 심리적 요인 – 불안과 스트레스가 공포 감각을 증폭시킨다

귀신을 봤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상당수는 높은 수준의 불안과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 심리학적으로 불안은 감각을 예민하게 만들고, 외부 자극에 과민하게 반응하도록 유도하는데, 이 과정에서 환각이나 착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예를 들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대학생들이 야간 자율학습을 하다가 "복도에서 이상한 형체를 봤다"라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는 뇌가 피로와 불안을 해소하려는 과정에서 무의식적으로 시각적 착각을 일으킨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 또한, 연구에 따르면 불면증을 겪는 사람들일수록 환각 경험을 할 확률이 높아지는데, 이는 군대나 병원 같은 환경에서도 귀신 목격담이 많은 이유 중 하나로 작용한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만성적인 스트레스에 노출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착각을 경험할 확률이 30% 이상 높았으며, 특히 피로가 극심한 경우 환각이나 환청을 경험할 가능성이 더욱 증가한다고 한다. 이런 점에서 보면, 귀신 목격담은 단순한 미스터리라기보다 신체적, 정신적 피로가 빚어낸 착각일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귀신을 본 사람들의 공통점, 심리학적으로 분석하기

● 인지적 요인 – 뇌가 만들어내는 착각과 파레이돌리아 현상

사람의 뇌는 불완전한 시각 정보를 익숙한 형태로 보완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를 ‘파레이돌리아(Pareidolia)’라고 하는데, 이는 사물에서 얼굴이나 형체를 찾는 본능적인 반응이다.

예를 들어, 어두운 방에서 커튼이 흔들리는 모습이 사람의 실루엣처럼 보이거나, 나뭇가지 그림자가 사람의 얼굴처럼 인식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또한, 어두운 골목길에서 사람의 형체처럼 보이는 물체를 순간적으로 귀신으로 착각하는 것도 같은 원리다.

실제로, 2014년 영국의 한 연구에서는 참가자들에게 희미한 형상이 보이는 이미지를 보여주었을 때, 불안이 높은 사람일수록 ‘귀신같은 얼굴’을 더 자주 인식했다고 보고했다. 이는 귀신 목격담이 공포심이 강한 사람들에게 더 흔하게 나타나는 이유를 설명해 준다.

더불어, 공포 영화나 공포 게임을 자주 접하는 사람일수록 이러한 착각을 경험할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공포물에 자주 노출되면 뇌가 무의식적으로 특정한 패턴을 위험 신호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 사회적 요인 – 괴담과 집단적 암시 효과

귀신 목격담은 개별적인 경험이라기보다 집단적인 암시에 의해 강화되는 경우가 많다. 특정한 장소가 ‘귀신이 나오는 곳’이라는 소문이 퍼지면, 그곳을 방문한 사람들은 작은 소리나 그림자에도 공포를 느끼고 이를 귀신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흉가 체험’을 촬영한 유튜버들이 흔히 경험하는 것이 바로 집단적 암시 효과다. 누군가 "저기 이상한 소리 났어"라고 말하면, 다른 사람들도 같은 소리를 듣고 공포심을 공유하면서 점점 더 귀신이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된다. 이 현상은 ‘노세보(Nocebo) 효과’와도 관련이 있는데, 이는 특정한 부정적인 믿음이 실제로 신체적·심리적 반응을 유발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또한, 한국에서 전해지는 ‘학교 괴담’이나 ‘군대 귀신 이야기’처럼 특정한 장소에 대한 귀신 목격담이 꾸준히 이어지는 이유도 이러한 사회적 요인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문화적 요소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한국과 일본처럼 전통적으로 귀신 이야기가 많이 전해져 내려오는 사회에서는 괴담이 더욱 쉽게 퍼지고, 이에 따라 실제로 귀신을 봤다는 증언도 많아지는 경향이 있다.

●  신경과학적 요인 – 수면마비(가위눌림)와 환각 현상

귀신을 봤다는 경험은 종종 ‘수면마비(Sleep Paralysis)’, 즉 가위눌림 현상과 관련이 있다. 수면마비는 신체는 잠들어 있지만 의식이 깨어 있는 상태에서 발생하는데, 이때 환각과 청각적 착각이 흔하게 동반된다.

예를 들어, 가위눌린 사람들이 "방 안에 검은 형체가 서 있었다"라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뇌가 꿈의 요소를 현실과 혼동하면서 만들어내는 환각의 일종이다. 연구에 따르면,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이 심한 사람일수록 수면마비를 더 자주 경험하며, 이 과정에서 귀신을 봤다고 착각하는 확률이 높아진다.

특히, 신경과학 연구에서는 ‘측두엽(Temporal Lobe)’이 이러한 환각 경험과 관련이 깊다는 점을 밝혀냈다. 측두엽은 감각 정보와 기억을 처리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부위의 신경 활동이 과도해지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소리나 형체를 보게 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즉, 귀신 목격담은 뇌의 특정한 상태에서 충분히 자연스럽게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인 것이다.

2017년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의 연구에서는 수면마비 경험이 많은 사람일수록 신경과학적으로 감각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귀신 목격 경험’이 실제로는 뇌의 착각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뒷받침한다.


결론: 귀신 목격담은 과학적으로 설명될 수 있다

귀신을 봤다는 경험은 단순한 미스터리가 아니라, 심리적 요인(불안과 스트레스), 인지적 요인(착각과 파레이돌리아), 사회적 요인(괴담과 집단적 암시), 신경과학적 요인(수면마비와 환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요소들이 맞물릴 때, 사람들은 실제로 귀신을 본 것 같은 강렬한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즉, 귀신 목격담이 단순한 허구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과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상당 부분이 심리적, 신경과학적 요인으로 설명될 수 있다. 공포는 인간의 원초적인 감정이며, 그 감정이 극대화될 때 뇌는 존재하지 않는 것을 실제로 존재하는 것처럼 인식할 수 있다. 앞으로도 이러한 연구가 더욱 발전한다면, 귀신 목격담에 대한 보다 명확한 과학적 설명이 가능해질 것이다.